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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만년필 입문은 로트링 아트펜 M으로 시작되었다.


지인분이 사용하던 것을 빌려주셔서 한동안 쓴 후에 손에 익어버렸다.

만년필치고 저렴한 가격에 나의 필기 습관에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만년필 필기감이 좋다는 걸 느낀 후 Lamy로 갈아타려고 몇 번 샘플로 나와있는 것으로 테스트를 해보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써서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걸맞지 않게 뻑뻑하고 뚱뚱하게 느껴졌다. 

루브르 박물관 기프트샵에서 파는 만년필도 선물 받아써보았는데 종이를 긁어대는 느낌에 사용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결과적으로 로트링으로 처음 만년필 세계에 입문했지만 아직 다른 만년필로 갈아탈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이렇게 나에겐 잘 맞지만, 개개인 별로 필기 습관에 따라서 아예 잉크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처음엔 테스트를 해보고 사는 것을 추천한다.






로트링 아트펜 구성 및 장점



2년 동안 M만 로고가 벗겨질 때까지 주구장창 쓰다가 확장을 해볼까 하여, 1.9를 구매하게 되었다.

2년 전과 달라진 점은 먼저, 판매용 케이스였다. 로트링 아트펜 M과 같은 문구점에 사러 갔는데, 패키지가 달라져서 눈앞에 있었음에도 찾는 데 한참이 걸렸다. 직원분께 여쭤보니 패키지가 바뀐 지는 1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바뀌기 전에는 카트리지 5개와 철제 케이스가 포함된 매우 혜자한 구성이고, 바뀐 후에는 카트리지 2개가 포함되어있고 케이스는 종이로 된 포장이다. 바뀌기 전과 후 둘 다 설명서는 포함되어있다. 





로트링 아트펜 패키지 바뀌기 전(좌)과 후(우).

(사진 출처 : 텐바이텐, 아트나라)





로트링 아트펜은 펜촉에 잉크를 묻혀 쓰는 방식이 아닌 카트리지 방식이다.

만년필을 사용하지 않고 관심도 없을 때는 만년필이라고 하면, 커다란 서재의 고목으로 만든 책상 위에 놓인 유리병에 담긴 잉크에 무심한 듯 시크하게 콕 찍어 술술 써 내려가는 느낌을 상상했는데 아트펜은 그런 진중함과 거리가 멀다. 카트리지 방식이라 잉크병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고 뚜껑을 잘 닫아 필통에 쏙 넣어다니기 좋다.


카트리지는 로트링에서 나온 것을 구매해도 되고, 다른 회사에서 나온 카트리지 중에 더 용량이 큰 카트리지가 로트링 아트펜과 호환이 되는 것이 있다. 모든 카트리지가 로트링 아트펜에 끼워지는 것은 아니라서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년필 코너 직원에게 문의하고 구매했는데, 용량이 커서 자주 갈 필요가 없어서 훨씬 편리했다.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더라도 판매처에 로트링 아트펜과의 호환성에 대한 문의를 한 후 큰 용량의 카트리지를 사는 것을 추천한다.


로트링 아트펜 카트리지를 끼운 모습



아트펜은 몸체가 플라스틱 재질이라 매우 가볍고 여러 개를 들고 다녀도 부담이 되지 않는 크기이다. 가격도 일반 펜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만년필 중에서는 싼 축에 속하기 때문에 잃어버렸다고 눈물 흘릴 부담도 적다.




로트링 아트펜과 다른 펜들 길이 비교.

아트펜의 길이는 17.8cm로 다른 펜들보다 다소 길지만 웬만한 필통에는 무리 없이 들어간다.




로트링 아트펜의 종류



로트링 아트펜은 총 9가지 타입이 있다.


필기ㆍ스케치용인 EF, F

레터링용인 M, B, BB

캘리그라피용 1.1, 1.5, 1.9, 2.3, 2.7



로트링 아트펜 M만을 2년 여간 사용하다가 색다른 필기감에 대한 호기심에 1.9를 사보았다.

M과 1.9는 같은 아트펜임에도 불구하고 사용감이 완전히 다르다.

힘을 빼고 글자를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M이 굉장히 잘 맞지만, 친구들이 내 아트펜을 빌려 썼을 때 너무 힘을 주어 쓰거나 하는 등 필기 습관에 따라서 아예 잉크가 안 나오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테스트를 해보고 사는 것을 추천한다.





로트링 아트펜 1.9으로 쓴 글씨(좌)와, M으로 쓴 글씨(우)



로트링 아트펜 M

내가 생각하는 아트펜 M의 가장 큰 장점은 두 가지 굵기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래 사용하는 방향으로는 굵은 글씨가, 뒤집어 사용하면 얇은 글씨가 나온다.

두 가지 굵기로 사용 가능하다는 유용함 덕에 2년째 필기용으로 잘 쓰고 있다. 



로트링 아트펜 1.9

제목을 쓰거나 굵은 라인을 그을 때 사용한다. 캘리그래피 작품은 하지 않고 필기용으로 아트펜을 사용하는 나에게

1.9는 M보다는 활용도가 떨어지지만 지루한 글씨들 사이에서 확연한 강조점을 줄 수 있는 도구이다.






로트링 아트펜의 단점



종합적으로 매우 만족하며 쓰고 있지만 그래도 사용하면서 불편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로트링 아트펜의 단점은 세 가지 정도.


첫 번째는, 펜 뚜껑이 펜 뒤에 안 끼워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칠칠맞은 나는 뚜껑을 찾아 헤매는 일이 잦다... (주로 바닥에서 발견이 된다. 또르륵)

펜이 지닌 편리함 중 하나인 뚜껑 끼우기를 왜 못하게 한 것일까..


로트링 아트펜은 펜 뚜껑을 펜 뒤꽁무니에 끼울 수 없다!!




두 번째는, 잉크가 펜촉으로 새는 경우가 있다는 것.

비록 내가 손에 쥐어 본 아트펜은 3개뿐이라 어느 정도의 확률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3개 중 하나가 손에 잉크가 꽤 묻는 편이다.


마지막 단점은 오프라인 판매처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큰 문구점이라도 안 파는 경우가 많다. 판매 여부를 직접 문의를 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판매처라고 해서 필기감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굳이 오프라인에서 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필기감을 직접 테스트해보고 살 수 있는 내가 아는 유일한 장소는 광화문 교보문고였는데 그것도 2년 전의 얘기라, 지금은 가능한 지 모르겠다.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2년째 잘 쓰고 있다.

문구용품 덕질로 새롭고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 싶은 날에 눈 딱 감고 한번 질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샀는데 별로면 저한테 버리셔도 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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