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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뉴스 [오디오 취재파일] 인문학·창의성 열풍의 허상을 말하다... 건명원 최진석 교수 심층 인터뷰 링크




건명원 최진석 교수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다.


올초 본격적으로 '나'라는 주체적 개인으로서 어떠한 목소리를 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무렵,

나는 내가 하는 사고과정과, 내가 내는 목소리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고자 데이터 디자인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꿈꾸는 데이터 디자이너 (이하 꿈데디)' 과정을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무렵 '건명원'이라는 인문학교육기관이 설립되고 교육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인문학 공부도 굉장히 하고 싶었으나

그때 당시 나는 선택과 집중에 굉장히 목마른 상태였기 때문에 꿈데디 과정을 충실히 하는데 집중하기로 하고 지원을 하지 않았다.

(지원을 했어도 900:30이라는 경쟁률을 보니 합격했을지는 미지수지만;;)


아무튼, 그 건명원에서 본격적으로 교육을 하게 된 지 3주 정도 된 시점에서 인터뷰를 한 자료가 페북에 많이 공유되고 있었다.

인문학을 혼자 공부해보고자 했을 때 영상에서 자주뵈었고 통찰력있다고 느꼈던 최진석교수님께서 인터뷰를 하셨다고 해서 기대하면서 영상을 재생했다.






최진석 교수님이 말하는 인문학, 창의성 열풍의 허상.


인터뷰의 주 논점은 '선진국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고, 그 패러다임을 만들 창의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인재 개개인이 인문적 레벨의 시선과 활동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인문적 레벨의 시선은 기존의 A vs B 라는 갈등상황에서 A나 B의 한 가지 입장을 취하고 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갈등상황을 빚는 커다란 상황의 프레임을 통찰하고, 그 프레임을 다른 패러다임으로 바꾸는 것이며, 그런 과정에서의 몰입이 창의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하셨다.



인문학, 창의성 열풍 속에서 인문학 교육은, 남이 어떤 경지에 올라서 만들어 놓은 '남의 지식'이나 '남의 통찰'을 공부하고 외우고 전달하는 전달자의 입장이 아니라, 각 개인이 '자기 자신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현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며, 인문적 레벨의 시선과 활동력을 갖게 되는 것'을 함께 가르치고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공부는 잘하지만 자기 목소리는 낼 수 없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당면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드는 허상과도 같은 교육을 탈피하고 진정하고 본질적인 의미에서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사회에 나와 만나 뵈었던 훌륭한, (내 기준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봤을 때 그들이 말하는 바는 다 한 곳을 향했는데, 바로 '프레임을 깨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넥스트 패러다임을 리딩하는 멋진 사람들은 말만 하는 것이 아닌 어떤 경지에 올라있다고 느꼈는데, 아마 그분들은 최준석 교수님이 말하는 '인문적 레벨의 시선과 활동력'이 체화된 분들이 아닐까 싶었다.







흑백 논리의 프레임을 깨고,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가치 주창하기.


나는 최준석 교수님의 말씀을 듣는 내내,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배웠던 최인훈의 [광장]에서 '중립국'을 외치면서 이데올로기간의 분쟁을 넘어 제 3세계를 선택했던 주인공 명준이 생각이 나면서, 이번 세월호 사건과 그와 연관된 일련의 사건을 보는 입장도 조금 정리가 되었다.


요즘 나의 삶의 큰 이슈 중 하나는 세월호이다.

여태 25년 남짓 살면서 한국이라는 곳의 부조리함을 크고 작게 느끼곤 했지만, 가장 크고 충격적으로 느꼈던 사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충격은 내 삶에 있어서 내가 어떤 일을 해야 하고 하고 싶어하는 지 더 많이 느낄 수 있게 했다. 게다가 요근래 토요일은 늘 광화문광장 근처에 갈 일이 있기 때문에, 별일이 없으면 늘 광화문 분향소에 들러서 한바퀴 돌고 추모행사가 있으면 참여하는 편이다. 4/18일의 엄청난 차벽과 충돌도 직접 눈으로 보았고, 4/25에도 추모제에 들르게 되었다.


이번 4/25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세월호 추모제에서는 노동자 연대에서 발간한 신문과 책자를 하나씩 사보았다. 신문은 세월호 참사와 현 정부에서 짚고 넘어가야할 현안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서 샀고, 책자는 '사회민주주의'와 관한 책인데 요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사회민주주의 국가로 이민을 가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에대해 반박하는 입장이 실려있다고 해서 궁금하여 사보았다. (참고로 신문을 판매하시는 노동자 연대 소속인 분께 여쭈어 보았는데 그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은 '한겨레 신문'을 중도로 보며, 그들 자신은 좌파로 설명하였다.)


신문 6면에는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운동이 더 정치적으로 돼선 안되는가?' 라는 글이 실려있었는데,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은 기업의 책임만이 아니라 국가의 책임까지도 따져 묻는 것일 수밖에 없다. ... 정부를 상대로 한 투쟁이 정치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 "흉악한 정부를 상대로 싸워 진실을 밝혀내려면 운동은 더 정치적이어야 한다."세월호 추모제는 정치적으로 변질되어서는 아니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힘이 약한 세월호 유가족이나 시민들이, 여러 당과 집단과 연대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나는 세월호 유가족, 시민들이 여러 당과 정치적 성향을 띠는 단체들과 연대를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입장이고, 그런 추모제의 성격이 정치에 관해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당연히 정치와 관련된 범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잘잘못을 따지는 행위'가 특정 '이데올로기'를 대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4/18일 사람들이 시청과 광화문에 7-8만명이나 모였던 이유는 단지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연민 때문이라거나, 어떤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모이고 함께 분개하고, 물대포를 맞아가면서 분향소와 유가족을 향해 행진했던 이유는 '상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식'은 진보나 보수의 개념 위에 존재하는 것이다. 진보나 보수, 민주주의나 사회주의를 넘어 사람들이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상식'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물에 빠지면 당연히 구조해야한다는 상식, 자기 입으로 한 약속에 대해 지켜달라는 상식을 요구하는 것. 국민으로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런 것조차 요구하지 못한다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가 의문스러워지게 하는 것들이다.



비록 그 이면에 자본주의로 인한 폐단, 그리고 특정 집단의 비리 등이 켜켜이 쌓여있더라도 어쨌든 민주 사회 시민으로서 우리가 입을 모아 한 목소리로 외쳐야 하는 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상식이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똑같이 피해자인 자들끼리 서로 곁눈질하며 눈을 흘기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대대적인 국민적 합의가 일어나고, 더 큰 영향력을 가진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러한 입장을 취함에 있어서 나또한 자신이 없는 부분은, "어떤 정치적 입장을 배제한 체 ‘상식’을 위해 사고를 하는 것에 이것저것 현실적 고려사항이 붙으면 다시 어떤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리는 무한 루프가 되는 것은 아닐까"는 것이다. 이데올로기를 만든 사람들은 아마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사회를 건립하는 데 있어서 이데올로기를 만들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인간의 심리나 본성, 사회와 집단을 이해하려고도 했을 것이고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어떤 방법이 가장 세상에 도움이 되느냐를 고민했을것이다. 어벤저스2에서 자신이 세계평화를 위해 개발한 인공지능 개체가 인류멸망을 초래할 존재인지 몰랐던 토니 스타크처럼, 그리고 핵무기가 개발될 지 예상을 못한 채, 핵에너지를 처음 연구하여 상용화시킨 (누군진 모를) 사람처럼 말이다.






삶의 전반에 대한 시선의 층위를 한 단계 높은 곳으로 하여, 인문학적 사고를 체화시키자.


나에게 있어 요즘 큰 이슈가 세월호이기 때문에 최진석 교수님의 인터뷰를 들으며 세월호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프레임 밖에서 세상 바라보기, 인문적 레벨의 시선을 탑재]하는 것은 인생 모든 분야에서 유용할 것 이다.

이런 시선을 탑재하기 위해서, 체화시키기 위해서 평소에도 노력을 해야겠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어떤 트랜드를 바라볼 때도, 그 트렌드에 사용된 기술을 얼른 익혀야지라는 생각보다는 

그 트렌드가 어떤 사회적 요구에서 시작되었으며 왜 널리 유행하였나를 통찰해보는 것을 연습해야겠다.


그리고 창의성에 관해서도 요새 부담을 안고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었는데, 한결 편해진 느낌이다.

자꾸 세상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욕구, 내가 가진 문제에 대한 인식과 몰입이 그런 창의성을 가져다 줄것이라는 믿음을 좀 더 굳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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