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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에 보호를 받지 못하여 슬픈 프리랜서 노동자는 노동절에 좋다고 소문난 빌비올라 전시에 왔다.
국제 갤러리는 안국에서 걸어와도, 경복궁에서 걸어와도, 광화문에서 걸어와도 거리가 비슷하다.
K2, K3전시관에서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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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비오는 날 오니 되게 무서웠다고 했는데,
내가 간 날은 전시 막바지여서 사람이 많기도 하고 날씨도 쨍쨍해서 다행이었다.
> DELICATE THREAD, 2012
날씨와 인원에 관계없이 나를 무섭게 했던 작품은,
DELICATE THREAD, 2012 라는 작품이었다.
http://200-percent.com/category/art/
사진 출처: http://200-percent.com/category/art/
자연을 배경으로 땅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그리고 아지랑이에 의해 흔들리는 작은 입자가 보인다.
28분 21초짜리 이 작품을 계속 보고 있으면, 입자가 점점 커지면서,
저 흔들리는 입자가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 아지랑이에 의해 흔들리는지,
아니면 달려오고 있는 것인지, 걸어오는 건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게 된다.
입자가 점점 커지는 속도는 굉장히 미미해서,
15분정도 보다보면, "제발 저 쪼그맣고 흔들리는 보잘 것 없는 하찮은 입자가,
최대한 빠르게 성심껏 달려오는 사람이 아니게 해주세요" 라는 생각이 들면서,
혹시 진짜 열심히 달려오고 있는 사람일까봐 무서워진다.;
뭐 25분쯤 참고 기다리면서 보면 '그나마 걷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안심이 되지만..
> NIGHT VIGIL, 2005/2009
이미지 출처 : http://www.koreaherald.com/view.php?ud=20150310001067
한 공간에 두개의 영상을 나란히 설치해두었다.
왼쪽에는 제단(?)의 초에 불을 붙이는 여인, 그리고 오른쪽에는 전방에서부터 빛을 받으며 걸어오는 한 사내.
이미지 출처 : http://ocula.com/art-galleries/kukje-gallery/artworks/bill-viola/night-vigil/
사내가 아주 멀리서부터 걸어오는데, 처음엔 티끌만하다가 전방으로 걸어오면서 점점 커진다.
흔들거리며 걸어오는 사내는 어느 크기가 되는 순간부터, 왼편의 불꽃과 동일한 존재로 인식됨을 느낀다.
왼편에 불을 붙였을 때, 작은 불씨에서 점점 커져 흔들거리는 불꽃들은 어느 순간부터, 다 걷고 있는 사람으로 느낀다.
그 순간부터, 아무 감흥없이 보던 나는 콩깍지에 씌인 듯 환상을 보게 된다.
정말 재미있는 도치다.
한줄 감상평 :
인간이란 것은 참 조그만데 참 생각도 많고 참 열심히다.
근데 우주 앞에서는 그냥 티끌같은 존재다.
Powers of ten과 비슷한 이야기
Powers of Ten takes us on an adventure in magnitudes. Starting at a picnic by the lakeside in Chicago, this famous film transports us to the outer edges of the universe. Every ten seconds we view the starting point from ten times farther out until our own galaxy is visible only a s a speck of light among many others. Returning to Earth with breathtaking speed, we move inward- into the hand of the sleeping picnicker- with ten times more magnification every ten seconds. Our journey ends inside a proton of a carbon atom within a DNA molecule in a white blood cell. POWERS OF TEN © 1977 EAMES OFFICE LLC (Available at www.eamesoff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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